• [우송민 어린이 경제활동 수기 1] 저축만큼 재미있는게 없어요
  • 박원배 기자 | 893호 | 2017.02.23 10:53 | 조회 2374 | 공감 0


    우송민(경남 김해시 삼문초등학교 4학년). 올해 열한 살이다. 말투는 조용하다.

    하지만 돈에 대한 송민이의 생각과 관리 능력은 철저하다.

    어린이 수준을 넘어섰다. 7살부터 돈을 모으면서 그 가치를 알고, 올바르게 돈을 쓰는게 무엇인지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송민이. 그녀의 경제 일기를 시리즈로 만나본다

     

    학예회 가면서 만든 첫 통장

    2011628. 7살 때 내 이름이 적힌 첫 통장을 만들었다.

    학예회 발표하러 가기 전 엄마는 나를 데리고 은행에 갔다. 엄마 무릎에 앉아 나보고 이름을 쓰라고 했다. 삐뚤 빼뚤, 그렇게 썼다. 그리고 엄마는 내게 수첩하나를 보여줬다. 나중에 나는 내 이름으로 된 예금통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금통장이라니. 지금도 나는 나의 첫 통장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내가 첫 저축을 한 날도 그래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학예회 발표를 마치고 외할머니에게 나의 통장을 보여드렸다. 1,000원을 받았다.

    나는 곧바로 외할머니 손을 잡고 은행에 다시 갔다. 엄마의 말씀으로는 그때 내가 30분 이상을 기다렸다고 한다. 엄마는 이때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

    손님이 많은데도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 네 모습 을 보면서 조금만 알려주면 충분히 저축하고,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단다.”

     

    저축은 가장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정말 한참 기다렸다. 돈을 맡기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을 처음 알게 됐다. 기다리던 끝에 돈을 통장에 넣었다. 신기했다.

    돼지 저금통에 돈을 넣으면 보이는데 수첩으로 만든 통장은 돈이 보이지 않고, 숫자만 찍혀 나왔다. 아빠에게 물어봤더니 은행에서 잘 관리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틈만 나면 외할머니와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졸랐다. 돈만 생기면 은행으로 달려갔다. 은행에 저축하는 것은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8월 할머니 댁에 가서 용돈받은 것을 저축했다. 9월 달에는 추석이라 친척들이 용돈을 줬다. 돈만 생기면 모두 저축했다. 왜 저축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은행에 가서 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돈을 맡기고, 통장에 내가 맡긴 돈이 찍혀 나오는 모습이 좋았다. 유치원에 다니던 나의 7살 추억에서 가장 소중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은 은행에서 저축하는 것이었다.

     

     

    500만 원 가진 부자되다

    드디어 5년 동안 열심히 모아온 통장을 해지하는 날이 됐다. 2016627. 아빠와 나는 은행으로 갔다.

    5년 동안 은행을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저축한 돈은 5,219,510원이었다. 이자는 295,238, 이자에 대해서 세금도 냈다. 세금은 45,460원으로 적혀있었다. 그래서 내가 받아든 최종 금액은 5,469,288원이였다. 나는 드디어 5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손에 쥔 부자가 됐다.

     

     

    엄마 생각 엄마 교육

    나는 아이에게 은행과 통장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 은행은 어른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아 이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아이와 함께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에 1,000원을 쥐어주며 직접 경험하게 했다.

    은행원의 행동을 관찰하고 통장에 무엇이 찍혀 나오는지 알려주고 살펴보게 했다. 그냥 저축과 통장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이는 즐거워했다. 매일, 매번 아이는 저축을 경험했다.

    아빠에게 졸라서 받아낸 돈을 가지고 오전에 한 번, 할머니에게 받은 돈은 오후에 한 번, 어른들만의 공간에 어린 아이가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은행은 내가 준 돈을 맡아주고 맡긴 돈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왜 이자를 주는지 차근차근 나이에 맞춰서 알려줬다. 내가 아이에게 통장을 만들어 준 이유였다.

    하지만 결실은 이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은행과 저축은 확실히 좋은 교육의 도구다. 엄마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박정미(우송민 엄마)



    박원배 기자(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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