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게 공짜라면 좋을까...?
  • 박한얼 | 961호 | 2018.10.22 10:06 | 조회 253 | 공감 0



    정부 : 들어주세요! 우리는 엄청난 공유 자전거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기자 : 어떤 점이 엄청난가요?
    정부 : 더 이상 자전거 정류장이 필요 없어요. 어디서든 자전거를 자유롭게 타고,

            목적지에도착하면 그냥 두고 가면 됩니다. 스마트폰 앱만 설치하면 끝!

            가격도 싸요!
    기자 : 그거 굉장하네요!
    어경(어린이 경제신문) 기자 : 잠깐만요. 그건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정부 :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앞서 나가는 공유경제(이미 생산된 제품을여럿이 공

             유해서 사용하는 경제활동) 대국이 될 겁니다!
    기자들 : 와아아아아!
    어경 기자 : 아니, 문제가 있다니까요? 여보세요? 왜 질문을 안 받죠?
    (몇 달 뒤)
    정부 : 이번 토론회는 새로운 공유 자전거 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어경 기자 : 이럴 줄 알았지.




     ◆ 중국의 공유 자전거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정류장’ 방식의 공유 자전거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미리 연회비를 내서
    사용자 등록을 해두고, 자전거 정류장에 가서 인증을 한 뒤 자전거를 빌리는 거지요.
    반납도 정류소에서만 가능하고요.


     직접 정류장까지 다녀야 하니 소비자는 좀 불편하지만, 업체의 관리는 상대적으로 편리하답니다. 중국의 공유 자전거 시스템은 우리나라와 꽤 달라요. 기술적으로 한 단계 앞섰지요.


    중국에는 자전거 정류장이 없어요. 자전거마다 자물쇠가 설치되어 있죠. 사용자는 휴대폰 앱을사용해서 자물쇠를 풀고 자전거를 빌려요. ‘어디서나 빌려서 아무 데나 세워놔도 되는 시스템’이에요. 사용하기 편리하죠. 비용도 싸요. 처음보증금은 1만 7천 원 정도. 이후 사용료는 1시간에 5백 원도 안 됩니다. 굉장히 편리하죠?


    어경 기자가 들었던 새로운 공유 자전거 시스템은 중국의 것과 같아요. 그런데 어경 기자는 먼저문제점을 알았던 것 같네요. 어떤 문제일까요?




     ◆ 공유 자전거의 무덤


    위 사진을 보세요. 자전거 폐기업체 모습이 아니에요. 중국 곳곳에 쌓여있는 ‘공유 자전거 무덤’입니다.


    중국에서는 무단 방치된 공유 자전거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요. 한 도시에서는 전체 공급량의 3분의 1이 무단 방치로 회수됐어요.
    회수에 드는 인건비, 방치로 인해 망가진 자전거의 파기 비용, 그나마 멀쩡한 자전거의 보관비용등 각종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요.


    자전거를 보관할 만한 곳이 없어서 공원, 놀이터 산처럼 쌓아두는 곳도 흔해요. 유튜브에서
    ‘Bike graveyard(자전거 묘지)’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사람 키가 넘게 쌓여있는 자전거 산을 쉽게볼 수 있지요. 이 현상은 중국의 거의 모든 대도시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원인이 뭘까요. 바로 ‘공유지의 비극’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너무 싼 가격으로 공유 자전거
    를 사용해요. 아무 곳에나 세워도 되고, 사용자가너무 많아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의 ‘책임’을 명확하게 할 수 없었죠.


    그 결과 소비자들은 공유자원(소유권이 어느 특정한 개인에게 있지 않고, 사회 전체에 속하는 자원)인 공유 자전거를 남용하기 시작했고, 심각한사회혼란이 생긴 겁니다.

    정부와 자전거 공급업체들은 뒤늦게 “여기에 자전거를 세워주세요”를 쓰고 주차장을 설치하거나자전거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현재 위치를 측정하는 시스템)를 달아 사용자가 제대로 공유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으면 벌점을 매겨자전거를 쓸 수 없게 만드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어요.


    사용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자는 거죠.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자유로운 사용에 익숙해진 상태. 이들의 행동방식을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시작한 공유 자전거 정책. 중국의 공유 자전거는 우리나라보다 기술적으로
    앞서 있고, 보다 이용하기도 편리합니다.


    그러나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큰 혼란이 발생했네요.
    싸게 또는 공짜로 자원을 공급하는 일은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할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큰 위험이 숨어있어요.




    박한얼(news@)

    추천
    twitter facebook me2day
    신화경제
    다음 글쓰기새로고침







    일반 로그인
    소셜 로그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