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2.01 11:06

해녀에서 찾은 생명과 도전

그림 한익종 작가
글·그림 한익종 작가

<어린이 경제신문>은 1094호부터 ‘젓가락 작가 한익종 그림일기 - 해녀 그리고 생명’을 연재합니다.

한 작가는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오로지 해녀만 그립니다.
그는 “해녀의 강인한 생명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공생의 문화는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 작가와 해녀를 통해 가족과 삶의 소중함을 만나 봅니다.


제주 해녀마을에 자리 잡다

한익종은 여러모로 특이한, 아니 특별한 작가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삼성에서 일하다 사표를 냈다. 여행사를 하면서 그림에 푹 빠졌다.
그는 미술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림 도구는 짜장면을 먹고 남은 나무젓가락이고, 값싸고 흔한 먹물이다. 캔버스보다 폐박스를 더 좋아한다. 그가 그리는 대상은 오직 하나, 해녀다. 제주도 해녀마을(제주시 현경면 용수리)에 자리를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서울과 제주에서 두 차례 해녀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제주도에 마련한 작업장은 그가 추구하는 세계를 잘 보여준다.

몇 년 동안 주인 없이 폐허처럼 변한 집을 빌려 자비를 들여 수리했다. 몇 년 사용한 뒤에는 집주인에게 얌전히 돌려주는 게 임대 조건이다.

제주도에 오기 전, 강원도 화천에 지은 집은 여러 신문과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다. 모든 것을 홀로, 그리고 온갖 폐품을 이용해 지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집은 화천 주택에서 얻은 경험의 산물이다. 제주도에 온 한 작가가 열정을 쏟는 일은 해녀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제주 해녀의 정신과 문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다른 한 활동은 바로 비치코밍(beachcombing)이다.

▶ 비치코밍 해변을 뜻하는 ‘비치’(beach)와 빗질이란 의미의 ‘코밍`(combing)을 합친 말.
‘해변을 빗질하듯 바다 표류물이나 쓰레기를 줍는 것’을 말한다. 한 작가는 해변에 떠내려오는 온갖 쓰레기 속에서 소재를 찾아 생명을 품은 새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딸 걱정

내 나이 이제 여든하고도 넷을 훌쩍 넘긴 나이.
딸애가 걱정스러워
물질 마칠 즈음 바당(바다)으로 나왔다.
저승에서 벌어 온 구쟁이(소라)담긴 망사리를
끌어 올리는 말 못하는 딸아이.
서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다.
물질에서 받은 압력으로 가는 귀먹은 나나
말 못하고 못 듣는 딸이나
말이 필요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는 나보고 조심하라 하는 데
나는 네가 더 걱정스럽다.
내 저 바당에 영원히 들면
너는 누가 보살필꼬?

한익종 작가

 


‘알나만 학교’에서 꿈과 미래를

그렇다. 그는 지금 ‘생명’에 꽂혀있다.
해녀의 생명력을 곁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표현하고 싶어 제주로 갔다. 나무젓가락과 폐지, 바닷가 쓰레기와 유리로 작품을 만들면서 지구의 미래를 표현한다.
그는 용수리를 찾는 학생과 가족들에게 해녀의 강인한 삶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전하고, 지구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뜻을 담아 운영하는 지구 사랑 체험 활동이 ‘알나만(알자, 나가자, 만나자의 뜻) 학교’다.

한일종 작가가 비치코밍으로 만든 작품 ‘깊고 푸른 제주 바다속’. 비치코밍은 바닷가 쓰레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환경보호와 창의적 예술을 결합한 활동이다.
한일종 작가가 비치코밍으로 만든 작품 ‘깊고 푸른 제주 바다속’. 비치코밍은 바닷가 쓰레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환경보호와 창의적 예술을 결합한 활동이다.

<어경이> 한익종 작가와 함께해요

<어린이 경제신문>이 한 작가와 함께 활동합니다.
이번 1094호부터 매주 ‘해녀 그리고 생명’을 연재합니다. 또 그가 만든 해녀 그림과 각종 비치코밍 작품을 소개합니다. 아울러 한 작가가 제주 공방에 설치된 ‘알나만 학교’의 운영에도 동참합니다.
알나만 학교는 가족, 수학여행 등을 통해 제주도에서 환경보호와 정크아트를 체험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제주 알나만 학교에서 특별한 체험을 만나보세요.


알나만 학교

알자 환경오염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강의와 토론으로 알아본다.

나가자 바닷가로 나가서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보호를 체험하는 비치코밍의 시간.

만나자 바닷가에서 주운 쓰레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 활동을 한다.


▶알나만 학교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6시(3시간씩 두 차례)

▶체험 참가비 1인당 3만 원, 2인 가족 5만5천 원, 3인 이상 가족 1인당 2만5천 원(예약제)

▶체험 신청과 문의 (02)714-7942. 알나만 학교 운영팀


어린이 경제신문 1094호

저작권자 © 어린이 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