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04.13 09:30
 
누구나 먹으니 영향이 커요

애그플레이션

■ 애그플레이션 서로 다른 영어 단어인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급격히 높아지면 그 영향으로 전체적인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에요. 지난 2007년 처음 등장한 용어 입니다.
■ 인플레이션과 달라요 단어가 나타내는 현상은 인플레이션과 비슷해 보여요.
둘 다 물가 상승을 분석하는 단어죠. 하지만 두 용어의 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큽니다. 잠깐 비교해볼게요.
① 인플레이션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공급되어 통화량이 증가하고, 화폐가치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에요. 같은 물건을 사려고 해도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니 물가가 오르죠. 그러니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은 ‘화폐 과잉 공급’입니다.
② 애그플레이션 농작물, 특히 곡물의 공급이 크게 줄거나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이에요. 쌀,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은 그대로 먹는 것 외에도 용도가 많습니다. 옥수수는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재료가 되고, 밀은 빵과 과자의 원료입니다. 또 콩과 옥수수는 가축이 먹는 사료로 많이 쓰여요. 그러니 곡물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 그 영향은 생활 전반으로 퍼져 나갈 수 있어요. 연료 가격 상승, 밥, 라면, 빵, 과자, 가축의 고기, 고기를 사용하는 음식점들, 우유, 분유, 그리고 다시 우유를 사용하는 과자와 빵…. 그야말로 도미노가 줄지어 넘어가는 모양새죠.
■ 역사로 봐요 실제로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한 일이 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경제학적인 분석일까요.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두 번의 큰 애그플레이션이 기록으로 남았어요. 간단하게 살펴봅시다.
① 2007-2008년 애그플레이션 기후 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곡물의 생산이 줄었어요. 여기에 국제 유가상승으로 인한 운반비 증가와, 무엇보다 바이오 연료 수요가 급증하며 곡물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 발생했어요. 콩, 옥수수, 밀 등의 평균 가격이 100% 이상 올랐죠.
② 2010-2012년 애그플레이션 국제 유가상승,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여름 가뭄으로 곡물 거래 가격이 급등했어요. 바이오 연료 사용량 증가도 큰 영향을 끼쳤죠. 이 시기 발생한 애그플레이션은 급격한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중동 지방의 정권 변화를 일으킨 원인으로도 꼽혀요.

 
세계로 눈을 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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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1일, 제주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시험 재배한 올리브 열매를 처음으로 수확하는 모습. 제주도와 남해 일부 지역이라면 지중해 작물로 유명한 올리브 나무를 노지 재배(온실이 아닌 자연 상태에서 기르는 것)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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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곡물 가격 위기 어린이 경제신문에서도 다룬 적 있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이에요. 이 두 나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밀 거래 가격이 급등했고, 애그플레이션은 세계 각국과 언론의 주요 관심사가 됐어요.
■ 개발도상국 특히 영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값싸게 공급된 밀은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주요 식량 자원이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이 식량 가격 상승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집트 등 일부 국가는 아예 곡물 수출을 금지했다고 해요.
■ 기후 변화, 장기적 위협 전쟁만 아니라 기후 변화도 세계 각국의 고민거리입니다. 평균 기온과 강우량이 점차 바뀌는 건물론 이상고온과 홍수, 가뭄과 서리 등으로 이어지는 기상 이변은 각국의 농사에 큰 위험요소예요.
실제로 2021년 말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이 심한 가뭄과 서리를 연달아 겪으면서 커피 원두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겼어요. 콩 수출국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도 비슷한 상황이죠. 미국 서부가 특히 심하게 겪고 있는 긴 가뭄은 미국의 밀 생산량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고, 캐나다도 걱정된다는 분석이 늘고 있습니다. 모두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꼽히죠. 변화하는 기후에 따라 논밭을 끝없이 옮겨 다닐 수도 없고. 고민은 깊어 갑니다.
■ 변화 적응 위한 노력 우리나라의 기후는 점차 겨울은 따뜻해지고, 여름은 덥고 습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사에도 그 영향이 미쳤죠. 그 결과 사과, 복숭아, 포도, 감, 인삼, 감귤 등 기존에 기르던 농작물은 재배 지역이 계속 북쪽으로 옮겨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대신 남부 지방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 바로 아열대 과일이에요. 애플망고, 백향과, 파파야, 구아바, 심지어 커피와 올리브까지 등장했죠.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처럼, 기후 위기를 막는 한편 변화에 적응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어디서나 이어지고 있답니다.


어린이 경제신문 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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