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09 11:36
  • 수정 2024.02.09 11:39

2월 7일부로 하림-HMM 인수합병 결렬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언제인가요? 지난 2월 7일(수)에 들려온 소식입니다.

 

누구인가요? 하림그룹과 HMM이라는 두 기업에 관한 뉴스예요.

 

무슨 일인가요? 작년 12월 18일,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운송 업체 HMM(구 현대상선)을 인수 경쟁에서 1순위 협상 후보로 뽑혔어요. 이후 여러 주에 걸쳐 협의가 진행중이었어요(▶관련 기사 : 하단 '승자의 저주' 참조).
그런데 지난 2월 7일, 인수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왜 그런가요? 이번 소식은 매우 간단하게 보면 '소비자가 물건을 사려고 고민하다, 사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에요.
잠시 우리가 물건을 살 때를 생각해 봐요. 물건을 사려다 그만두는 건 어떤 경우인가요? 물건의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품질이 안 좋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거나…
즉, '판매자가 상품이 제공하는 조건'이 '소비자가 요구하는 조건'과 맞지 않을 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요.

하림그룹의 HMM 인수 협상이 결럴된 것도,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아요. 다만 여기서 '서로 맞지 않은 조건'은 상품의 가격보다 좀 더 복잡하죠. HMM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인수에 나섰던 하림그룹. 둘 간에는 어떤 조건 차이가 있었을까요?

자세하게 보면 채권의 종류 등 어려운 내용이 많으니, 대략 풀어서 살펴볼게요.

① 경영권 문제. HMM은 우리나라 최대의 해운사였어요. 해운업은 국내 경제와 물류에 큰 영향을 끼치죠. 그래서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이 기업을 인수한 이후에도 기업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려 했어요. 이미 한 차례 방만한 경영으로 법정관리 직전까지 간 역사가 있는데다, 국내 유일의 해운사로서 사회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위인 기업이니 이해는 가요.
하림은 반대 입장이에요. 기껏 큰돈을 들어 HMM을 인수하니, 당연히 자유로운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했죠. 이 부분에서 둘의 의견이 갈라졌어요.

② 거래 조건 문제. '닭이 고래를 삼킨다'는 비유가 나왔던 하림의 HMM인수.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하림은 JKL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운용사와 손을 잡았어요. 그런데 JKL은 투자 회사인지라, 확보한 지분 일부를 빠른 기간 내에 팔아서 수익을 얻고자 합니다.
여기서 의견이 또 갈렸어요. 한국해양진흥공사는 JKL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HMM에 타격이 갈 것을 우려했고, 5년 동안 지분 매각을 금지하는 조건을 걸었어요. 하림은 JKL은 이 조건에 예외를 두어, 좀 더 약한 제한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어떻게 되었나요? 결과적으로, 하림의 HMM인수 협상은 결럴되었어요. 하림이 HMM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후 누가 다시 인수 협상에 나서게 될 지는 아직 불확실해요.
국내 최대이며,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해운사 HMM. 그 경영권을 누가 가지느냐는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제입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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