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3.27 17:35

바닷가에 가면 파도를 볼 수 있어요. 물결이 이리저리 넘실대며 뒤섞이죠. 경제도 이 모습과 비슷할 때가 많아요. 짧은 시간 동안 주식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거듭하고, 집값이 치솟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기도 해요.

이 모습에 빗대어 생긴 단어가 ‘혼조’예요.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상태를 크게 출렁거리는 바닷물에 비유했어요.

❶ 혼(混) 섞을 혼
이 글자는 왼쪽에 뜻, 오른쪽에 소리(음)가 표현돼 있어요. 차례대로 봅시다. 왼쪽은 ‘물 수’(氵=水)자. 무언가가 뒤섞여 있는 상태를 나타내요.
오른쪽은 ‘맏 곤’(昆). 맏이, 첫째 등을 의미하지만, 자주 볼 수 있는 한자는 아니에요. ‘곤충’(昆蟲)을 적을 때 한 번 쓰는 정도죠. 여기서 ‘昆’은 오직 음을 나타내는 역할만 해요. 그러나 소리가 조금 바뀌면서 ‘곤→혼’으로 달라졌어요.

혼합(混合) 뒤섞이어 한곳에 합함. (예) 모든 색을 혼합하면 검은색이 나온다.
혼동(混同) 구분하지 못하고 뒤섞어 생각함. (예) 두 상품의 이름이 비슷하여 혼동을 일으킨다.

❷ 조(潮) 바닷물 조
글자를 좌우로 나눠서 살펴봐요. 이 글자도 왼쪽에 ‘물 수’(氵=水)자가 있어요. 바닷물이라는 뜻이 들어있죠.
오른쪽은 ‘아침 조’(朝)자예요. ‘풀 초’(艹=草) 사이로 해[日]와 달[月]이 걸린 모습이에요. 아침 하늘을 관찰하면 한 번씩 볼 수 있는 장면이에요. 풀과 나무가 우거진 산 너머로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반대편 하늘에서는 달이 지고 있죠. 이 상황을 글자 속에 담아 ‘아침’이라는 의미로 표현했어요. 단, 여기서 ‘朝’는 오직 음을 나타내는 기능만을 해요.

풍조(風潮) 바람에 따라 흐르는 바닷물. 또는 세상의 흐름이나 경향. (예) 과소비 풍조.
적조(赤潮) 플랑크톤이 갑자기 늘어 바닷물이 붉게 보이는 현상. (예) 적조 현상이 발생했다.

김정후 기자


어린이경제신문 1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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