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 반도체’ 김의 경제학
  • 박원배 | 929호 | 2017.09.29 15:44 | 조회 129 | 공감 0

    [문제] 다음 질문은 무엇을 설명하는 것인지 맞혀 보세요.
    1.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식품입니다.
    2. 우리나라 수출 2위의 먹을거리이며, 식품산업의 반도체로 불립니다.
    3. 중국,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관광한 뒤 돌아갈 때 빠짐없이 구매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4. 오는 2024년까지 단일 품목으로 1조 원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답] ‘김’입니다.
    얼핏 보면 볼품없는 식품이지만 이렇게 큰 시장을 만들고,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수출산업이 바로 ‘김’입니다.


    맥주 안주로 개발된 김 스낵 제품.

    해양수산부는 이들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김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 : 해양수산부>



    대한민국은 ‘김의 왕국’


    세계 마른김의 50%를 생산하는 나라, 바로 우리나라죠.

    우리나라를 ‘김의 왕국’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김의 고향도 대한민국입니다. 김의 기원은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식품입니다.
    뿌리가 우리 것이다 보니 한국산 김은 맛이나 영양에서 세계 최고로 꼽힙니다.
    일본 사람들은 김을 들여와 김밥을 만드는 등 식품의 영역을 확장했지만 맛에 관한 한 우리 김을 최고로 칩니다.
    김은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식품 한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주요 식품 수출을 볼까요. 그동안 ‘K 푸드’하면 라면(2억 9,000만 달러)과 인삼(1억
    3,000만 달러)을 떠올렸죠. 김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어난 2억 7,0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면서 식품 수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예상 수출금액은 5억 달러. 지난해(3억 5천만 달러)보다 43%나 늘어난 놀라운 성장세입니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야심한 김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2024년까지 김을 한 해 1조 원(약 10억 달러)의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입니다.
    해수부는 이 같은 목표와 함께 김을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작지만 부가가치(경제활동으로 부가된 가치)가 높은 특징 때문이죠.


    저칼로리 건강스낵으로 인기


    국내서는 김이 밥반찬으로 사용됩니다. 외국에서 김은 저칼로리 건강스낵으로 인기입니다.

    유치원 아동들이 김을 스낵으로 먹고 있는 동영상도 자주 볼 수 있어요.
    정부와 업계가 ‘김·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선 것도 이와 관계가 깊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김으로 만든 스낵을 공급하자는 것. 특히 김 스낵을 안주로 삼아 맥주 등 주류를 마시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한류 드라마를 타고 치킨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는 ‘치맥 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여기에 김을 더해 보자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김의 맛, 영양을 생각하면 가능성 높은 시도라 기대를 하게 합니다.

    글로벌 시대는 경쟁이 심해진다는 측면과 함께 시장이 넓어진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품으면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찾아내면 넓은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식품 김.
    대한민국 김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원배 기자
    one2@econoi.com


    김여익에서 나온 김

    음식으로서 김에 대한 기록은 1424년 세종 때 편찬된 경상도지리지입니다. 조선 중기까지 김은 임금 밥상(수라상)에 오르는 진상품일 정도로 귀한 먹거리였습니다.
    해초를 말린 게 김인데, 해초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해초를 양식하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됐습니다.
    해초 양식법을 찾아낸 주인공은 1650년경 전남 광양에 사는 김여익(金汝翼).
    그가 양식한 김이 조선의 왕 인조의 식탁에 올랐는데, 김을 맛있게 먹은 뒤 이름을 물었다고 합니다.

    신하 한 명이 “광양에 사는 김 아무개가 만들었다”고 말하자 인조는 “그의 성을 따서 김으로 부르도록 하라”고 분부하면서 김으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김여익은 김을 통해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후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박원배(o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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